창작집필 - 반지하활동에서 창작된 글들을 모았습니다.
포스트 월드컵 문화운동 '세종로 광장화‘의 접근한 문화연대의 중앙성향
붉은 사람들의 환호가 넘쳐 나던 붉은 월드컵의 지난 6월, 전국의 곳곳에는 수백에서 수만의 인파가 운집하여 붉은 전사들을 응원하던 장관은 쉽게 지워지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일상의 시간을 각기 다른 색깔로 살아가던 사람들이 모여 만든 비일상적인 광장에는 도시의 힘이자 흐름인 자동차들이 밀려나고, 서울시와 공식후원업체와 유사광고전략을 쓰는 업체들이 마련한 대형 전광판을 향해 줄지어 앉아 붉은 군중들은 스스로 구매해온 레츠 코리아(Let's korea) 티를 입고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을 소리치며 하나가 되어 도심의 중앙거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월드컵이라는 축제의 후반부가 되어가면서 한국의 언론과 각종 문화관련단체들은 일제히 성명과 선언의 어조를 사용하여 이 현상이 잠재된 문화적 표현 욕구를 분출하며 도시의 중심을 점령한 사건으로 규정하여 가고 있었다. 스스로 사 입은 붉은 티, 시키지 않아도 집단적으로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있지도 않았던 광장이 생겨나고, 태극기를 의상과 페이스페인팅 등의 장식적 요소로 활용하는 등의 현상을 놓고, '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에 벌어진 가장 두드러진 한국의 자발적 문화표현이자 축제이다'식의 논조를 들며 등가 될 수 없는 두 역사적 가치를 혼용하고 비교하는 보도글 들이 6월말에서 7월 사이 주요 일간지와 주간지들에 봇물을 이루기도 했다.
이런 평가는 후 포스터 월드컵이라는 문화운동화 되어 국가와 민간 문화단체들이 이 용어를 함께 사용하며 각기 다른 꿈과 문화 부흥 운동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월드컵 당시의 문화 표현의 군중 형성과 레드 콤플렉스의 극복, 집단적 애국적 구호의 장면을 새로운 문화적 마케팅의 시각으로 인지한 사람들은 이것을 한국의 새로운 문화적 부흥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런 논의 소재로 부각된 곳은 도심 속의 빈 공간, 즉 광장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비일상적인 공간으로 등장했던 월드컵 광장이 이제 시민문화의 기반의 의미를 지닌 담론으로 재생산되게 되었다.
축제는 끝났다. 그리고, 포스트 월드컵이라는 문구도 이제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화연대와 도시연대, 일부 시민단체와 한겨레 등이 연대하여 포스트 월드컵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주장하여 오고 있는 세종로의 광장화 논의는 문화단체들이 공동으로 대선 후보들에게 제시한 문화정책제안의 주요사항으로 기록되며 활동되어 지고 있다..
세종로의 광장화 문제를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운동화 시킨 주요단체인 문화연대는 세종로 광장화의 내용에 도로의 절반을 비워 실물적 광장을 구성한 후 휴식과 소통을 위한 카페테리아의 설치, 자발적인 문화행동의 발생, 주변 문화 인프라의 연결을 통한 문화벨트 건설과 이 제반 여건을 바탕으로 시민 문화 교육의 장까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매우 희망적인 구상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논의의 틀에는 월드컵 기간과는 다른 일상 속에서 실제 자발적 문화를 생산하는 주체들의 문화 인식과는 계층적 차이가 있는 논의의 구조를 지니고 있어 보인다..
광장의 기능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들 중 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카페테리아가 유럽의 문화에서처럼 거리에서 풍경을 즐기고 휴식과 대화의 기능을 지닌 장치라고는 설명되어지고도 있지만, 실제 한국의 문화거리 가는 것이 거의 대부분은 상업상점들의 거리의 풍경을 형성하고 소비문화를 중심으로 문화 행동들이 발생하고 있어, 구체적인 비자본적이고 문화 생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거리와 함께 문화 벨트로 제안된 인사동과 사간동이 이미 여러 해 동안 기존의 거리문화의 자율성과 비자본성이 파괴되고 개발과 상업적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어 휴식과 소통의 자리보다 전문화, 상업화, 이벤트화 된 문화행동들이 성행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비판적 지적이 동시에 이루어 져야 했다. 감상적으로 지적되었던 자율적인 거리공연이나 문화행동들이 자발적이고 풍요롭게 만들어 질 것이라는 기대도 거리공연이 기존 거대하고 제도적인 문화의식에 대한 저항성과 개별적인 자유, 그리고,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서 발생한 의식을 실물적 공간이 아닌 관계적 공간 속에서 의미를 해석하며 풀어놓는 다른 태도로 표현하는 자세라는 것에 대해 매우 밀접하게 다가서 고민한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산호수공원, 잠실 석촌 호수와 놀이마당, 상암동 난지도 개발 공원에서처럼 실물적 공원과 광장, 공연 시설이 생겨난다고 해서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문화행동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 표현자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되었을 때 표현은 자본과 전문적 개념이 없이도 정신성과 행위, 표현의 내용과 의미를 지닌 문화적 행동으로 들어 나게 된다. 어떤 공간이 시민문화시설로 대표되고 주변적 환경의 거대 벨트화의 이슈가 자발적인 문화행동의 장을 형성하는 의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공간을 해석하고 구성하며 기대하는 문화라는 것에서 어떤 대상들의 어떤 성격의 것들인지에 대한 논의와 구체적 입장을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도심의 광장이지만 공간을 공동으로 향유하는 대상들의 의식의 다양성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그곳만의 공간론으로 개발된 광장보다 주변부와 문화 표현 주체들의 성격에 대한 더 많은 이해가 준비되어가지 않으면 그곳은 또 하나의 도시민들이 소비적으로 머물러 가는 또 하나의 공원이 될 수도 있다.
세종로 광장화의 현상은 현재 문화를 다루는 정책적인 주체들의 문화의식의 기반에서 발생한 개념이자 주장이다. 이미 문화연대의 일부활동은 홈페이지에서 보여지듯 실제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활동과 다양한 활동가들의 자발적 문화운동의 소식보다 이론가인 지도자들의 시선으로 정리된 성명과 선언문이 주를 이루는 현상이 특히 포스트 월드컵 문화운동이 다루어지던 7월과 8월에 있었던 것을 볼 수 있다. 문화연대 신문의 내용들도 비판의식과 균형감을 유지하려는 의지는 보이지만 문화의 기반을 만드는 활동과 운동이라는 지역적이면서도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문화활동의 과정을 소개하는 태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시민운동화 된 문화연대가 정책의 대결에서 그리고 선각자적인 계몽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는 점은 일부 인정할 수 있지만, 이 기능에 점점 무게가 실리면서 생기는 정책적 문화의식이 시민들에게 파급되는 되었을 때, 기반 문화의 생산과 지속성이 간절히 요구되는 시대에 한국에서 문화 의식의 왜곡을 가져 올 수도 있으며, 문화연대 내에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의 의사소통이나 문화 인식의 기회를 줄여 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문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주체들의 균형감 있는 표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문화연대의 구성원들간의 합리적인 논의 구조와 한국의 문화적 현실을 재관찰과 재인식의 과정까지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최근 추진 중인 문화교육이라는 개념에서도 제도교육과 정책적으로 대치하는 중앙의 문화벨트 속의 교육환경 조성이라는 개념으로 문화 인식을 중앙에 잡아 두는 것보다는 교육의 대상들이 처한 개별적 환경에서 점차 사회적 문화를 이해하여 가는 과정이 문화생산의 과정으로 접근하여가길 기대하여 본다. 기존 언론을 대하는 태도와 자체 미디어를 구성하는 자세에서도 성명과 선언이라는 형식을 택하여 문화의 리더라는 의식을 부각시키기 보다 다양한 문화 주체들이 소통과 논의의 장을 만들 수 있는 역할을 생산하여 주었으면 한다. 중앙 권력의 전문성과 정책성의 해석을 통해 전반적인 기반문화의 과정이 소외되고 왜곡되어온 한국의 역사성과 현실을 인식하며 문화의 개혁을 위한 공동행동의 소통과 과정의 생산을 위해 문화연대가 광장의 역할을 할 때 세종로 광장화에서 보여지는 중앙적이고 전문적 시각의 시민 문화가 자발적인 문화의 생산을 왜곡하는 부정적 역기능은 만들어 내지 않았으면 한다.
다음 글에서는 문화연대의 조직과 활동의 구성에 대한 의견과 위원들과 활동가들의 소통, 활동가들을 위한 문화적 사고의 환경구성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