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집필 - 반지하활동에서 창작된 글들을 모았습니다.
제 5회 황해미술제 “인천에서 꿈꾸기”에 대한 감상적 평가
-지역미술제의 고민를 나누는 사람들의 꿈꾸기를 기대하며
2002년 7월 19일에서 25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전시장 전관에서는 “인천에서 꿈꾸기”라는 주제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제 5회 황해미술제가 열렸다. 그리고, 계절이 지난 지금도 전시장에는 끊임없이 여러 단체와 개인들의 평면과 공간 조형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공공적 미술제의 성격을 지닌 미술제로 알려진 황해미술제에는 방학숙제를 하기 위한 학생들이나 가족 관람객이 유난히 많은 전시였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지역작가와 교사 학생들을 중심으로 참가작들이 접수되어 아직은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참가는 어려운 현실이라는 점을 느끼게 했지만, 참가와 관람의 연령층과 성향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미술제의 성격은 지켜지고 있었다.
올해의 황해미술제는 인천에서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진 현실과 꿈이라는 주제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꿈꾸기를 주제로 운영되었다. ‘꿈꾸기’라는 언어가 지닌 일반적인 느낌은 ‘꿈꾸고 있네‘ 라는 말에서처럼 현실적인 문제와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다루어지는 정신작용을 시각이미지로 표현한 작품들을 살펴보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인천에서 살아가며 벌어졌거나 진행중인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와 꿈꾸기를 작업자와 지역민이 함께 표현의 이미지를 펼쳐보는 자리로 준비되었으면 했다. 그러나, 실제로 들어 난 전시는 작가들의 회화적 표현 속에서 꿈꾸기를 찾아보거나 개인적 감상의 꿈꾸기를 담아낸 작품이 많았고, 성격이 다른 작품들 중에는 표현물 이전에 존재하는 현실과 꿈의 개별적 고백을 담은 작품들도 있었으며 공공적 꿈꾸기의 프로젝트 몇 가지가 소개되었다.
▮전시장의 구성과 참여 작품들에 관한 이야기들
‘인천에서 꿈꾸기’의 주제로 꾸려진 전시장의 공간중 대전시장은 회화, 프린트, 일러스트 등의 평면조형과 조각구성, 설치 등의 개인작가의 공간 조형 작품이 주가 되어 전시되었다.
먼저 소개할 이야기는 대전시장 안의 독립적인 공간에 위치해 있던 하나의 공동작업에 관해서다. 인천빈민연합과 함께 십정동 철거민들의 물품과 철거반대운동의 기록 사진 슬라이드, 지역의 아동들과 함께 한 미술 프로그램의 결과물을 구성한 성효숙-빈민연합 공동의 ‘꿈틀-주거권을 보장하라’는 작업이야기다.
지역 철거민의 현실 속의 꿈꾸기를 찾아보기로 하고 성효숙은 십정동 철거지역을 방문하였고, 그곳의 사람들과의 만남이 생기며 살아가는 이야기와 공동작업을 대화했다. 지역 아동들과 철거현실에 놓인 삶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모인 그림들과 빈민연합에서 제공받은 철거 자료 사진, 철거민들의 장롱과 식기 등을 재구성하여 출품하였다. 이 작품은 현장활동의 프로젝트 중 지역민과 가장 많은 부분의 활동이 결합된 작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시중 이 작품에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작업을 공동 진행한 인천빈민연합 의장 ‘박원주’씨가 구속된 일이다. 전시 전날 본인의 차로 지역의 분들과 함께 장롱을 비롯한 전시 물품을 실어 성효숙과 함께 디스플레이를 하였고, 다음날인 19일 ‘이야기마당’에 참여하여 일반시민과 작가들에게 철거민으로 살아오면서 지니고 있는 생각들을 밝혔던 그는 전시철수 때 다시 함께 물품들을 실어 나가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이 3일 뒤 계양경찰서 구치소에 수감되었고 3년 전의 대우자동차사태 시위에서 화염병을 투착한 사건을 이유로 구속되었다. 사건의 미묘한 괴로움을 뒤로하고 입구에서부터 전시되었던 작품을 몇 살펴보기로 한다.
대전시장의 입구 바로 우측에는 김영경의 사진 작업 ‘철로 옆 집’ 사진이 전시되었다. 인천역에서 부평까지 사이의 국철 노선의 주변에 위치한 주거주택들을 달리는 열차에서 촬영한 작품으로 도록의 작업글에는 ‘인천을 길게 가르는 철로가 놓이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그 철로를 담으로 삼아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덜컹거리는 진동과 소음 속에서 밥먹고 잠자고 꿈꾸고 삶을 꾸려왔습니다.’라고 적혀 있었고 사실적인 인천의 풍경으로 전시의 시작에 자리했다.
이종구의 거리에서 수집된 인쇄이미지의 조각들을 대형 천에 프린트하여 놓은 작품 ‘수집’을 지나 장진영의 강화에서 모여 사는 사람들과 시골의 아이들의 존재에 대한 기쁨을 표현한 ‘들꽃’ 만화가 수작업 초안 작품으로 전시되었고, 연이어 허용철의 강화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사진과 꿈이야기, 지역의 환경을 꼴라주한 ‘시골에서 꿈꾸기’ 있었다. 정정엽은 여인의 걷는 뒷모습의 두 발과 손에 들린 봉지를 모노크롬으로 확대 복사하여 보여주며 봉지에 담긴 삶의 무게와 이야기, 나머지 백색부분에 건조하게 남아있는 꿈의 여백을 표현하며 꿈에 대한 질문을 작품 밖에 던진다. 망가진 마니킹으로 인간 만한 마론 인형을 제작하여 인형극용 손잡이를 팔에 묶어 깨진 거울 앞에 뉘워 놓은 이영란의 작업 ‘꿈’은 여성이자 인간인 대상이 자유와 진실 된 삶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는 구조속의 존재의 단면과 파편적으로 삶을 감상할 수 밖에 없는 어느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구성하여 스스로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박정선은 전시 도록에는 누어있는 여인을 전시장에는 숲길을 걸어 둠으로써 꿈꾸는 여인이 숲을 거니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을 서로 반영하도록 배치하고 ‘나는 꿈꾼다... 푸르름을...’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김주호의 ‘비명’은 테라코타로 제작된 토우들이 각기 다른 자세이면서도 동일한 방향으로 지르는 함성과 비명의 이미지를 형성시켜 사회적인 사건과 뉴스에 주목되고 있는 우리의 감각의 방향성을 지적하며 뒷면에 붙여둔 드로잉들을 통해 그 근거가 되는 사건과 감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시도록의 분류를 개인과 단체로 구분하였듯이 대부분의 공동작업은 중전시장에 위치했다. 김경배 교사와 부평여자경영정보고등학교의 학생 37명이 함께 한 ‘판화로 꿈꾸는 우리’는 여러 판화들이 하나의 긴 천에 모여 다시 여러 천이 깃발을 내려놓은 듯하게 전시장에 배치 되였다. 여러 판화가 한 장의 천 위에 함께 찍히면서 생긴 형식면에서 10대들의 표현이 모여든 느낌을 만들었는데, 학생들의 자유로운 꿈에 관한 표현이 적은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인천동구청소년수련관의 미술프로그램에서 ‘꿈꾸기’를 주제로 수업을 운영하고 표현된 초등학생들의 결과물들이 전시되었다. 교사와 학생들의 다양한 미술표현 기법을 활용하여 평면과 입체 조형물을 내놓은 진지하고 성실한 표현들은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제목이 지어져 전시되었지만, ‘인천’이라는 고민의 흔적이 많이 지워져 있어 아직 교습수업에서 사회적 환경에 대한 이해나 자신의 일상의 솔직한 고백 같은 작품이 제작되지 못하는 있는 실정을 엿보게 했다. 중전시장의 넓은 벽의 마지막에 지그재그 형태로 붙여진 ‘그림 속의 우리집, 우리동네 그리고 나’는 퍼포먼스 반지하와 문화연대, 송림동 나눔의 집 아이들의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 결과물이었다. 빈민 지역의 주거주택에 관한 관찰과 기록를 아이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대여 받아 찍고 이 사진을 출력하여 그 위에 아이들이 크레파스 등을 이용하여 새로운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으로 그 결과에는 균열된 방안의 벽 이미지에 나비와 꽃을 그려 넣거나 현관과 담의 색을 바꿔주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집안 사진에 아동들이 즐기는 ‘똥’ 그림을 연상 그려 넣은 친구도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과 삶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장치로 보급될 수 있다.. 현실을 재관찰하고 스스로 재구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으로 확인하는 지역과 표현의 프로그램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중전시장의 양쪽 입구 옆에는 하나씩의 작품이 있었는데 대전시장 쪽에는 ‘지영이 이야기’로 인형과 그림의 설치 작업이 있었다. 동구청소년수련관에 근무하는 지경이 매일 수련관으로 찾아와 시간을 보내는 지영이라는 초등학생과의 생활에서 떠올린 ‘지영이 인형 만들기‘와 지영이가 거의 매일 그리는 그림을 수거하여 전시한 작업이 있었다. 소전시장 쪽에는 주로 만화를 그리는 고3 정훈이 혼자 하는 타이포그라피 학습중에서 ‘고마워’를 새긴 스케치 작업하여 출품한 것이었다. 그 중간, 전원스위치 옆에 남은 하나의 작업은 거리미술동회의 이진우의 집에서 출품된 ‘하늘, 하얀누리네 집 이야기’라는 아이들의 작업이 있었는데, 그림 안에는 춤추는 즐거운 아빠(?^^)의 모습이 커다랗게 그려지고 집안의 풍경은 아빠의 키의 반 만한 문 하나, 카세트와 여러 모양의 음표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어 조금 큰 종이에 일기를 그리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게 했다.
작년 이 중 전시장에는 인천민미협의 김정렬, 정평한 교사와 동인천고, 인천여고 학생들의 합동 작품이던 도서관 책꽂이 방식으로 설치되어 있었던 곳이다. 전시된 작품의 수가 500여점에 육박했던 것으로 기억되고 하드케이스 장정본의 형태의 제작된 책들은 표지를 열었을 때는 각 10대 개인의 자유로운 사고와 상상이 회화와 설치, 개념적인 장치들로 채워져 있어 이미지 캡슐을 목격하게 되어있는 작품이었다. 각 책은 자유로운 사고의 언어로 제목도 각각 개인적으로 설정되었었다. 일상과 예술의 간극을 좁히며 예술의 ‘개념적 전환’의 의미를 담은 작품으로 미술평론가 박신의씨에 의해 평가되기도 했던 이 작업에 대한 기억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올해의 중전시장의 작품들은 거대 교육프로젝트의 스케일이나 전시장에서 벌어지는 찬사의 경험을 지니지는 못했지만, 일상에서의 감상을 지닌 시간과 표현의 과정이 있는 프로그램을 만나게 하는 과정은 지니고 있었다. 예술의 의미를 미술관이나 전문작가의 활동 방법에 견주지 않고 이루어지면서도 개인의 삶의 환경에서 예술적 표현의 경험이 쌓여가고 있는 진행이라고 보면 예술의 개념적 전환이라는 전시장 중심의 평가보다 생활 속의 표현이라는 일상성의 개념의 전환이나 그 한계로 이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소전시장에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영상전을 위해 네 개의 부스를 활용할 수 있는 전시장 구조의 특징을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인천에서 유통되어 지는 예술 장르 중 아직까지 지역적 기반이 가장 취약한 분야가 영상이 아닌가 한다. 지역 미술제나 영상제의 경우 지역적 주제를 갖고 있는 영상작품을 공모하거나 초청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더욱이 지역 미술제에서 지역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전을 운영하는 문제는 인천이라는 문화변두리지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전시구성 방법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실제로 영상전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지역에 어떤 영상단체나 작업자가 있는지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 물론 얼마전‘ 인천영상연구회’가 생긴 점이나 인천민예총의 ‘영상위원회’등의 단체가 있지만, 정작 인천에서의 삶의 주변을 기록하고 지역과 시대의 일상을 지닌 영상은 일부 유통되지 않고 일반적인 영상의 개념인 하이테크놀러지 미디어, 21세기 디지털 미디어, 감각적인 기록과 대중적 취향의 코드로 불리는 특징이 인천에서도 영상제작과 유통의 근거가 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역미술제와 영상제에서 리얼리티와 너레이티브, 스토리텔링을 반영한 작품의 생산을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황해미술제 영상전에의 4개의 부스는 각각 인천인권영화제, 인천영상연구회이며 개인으로 참가한 강혁,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표현집단 퍼포먼스 반지하, 수원에 거주하고 용인대 영화과를 다니는 구정은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전시공간 구성상 배치의 실수라고 여기지는 한가지가 이곳에 있었는데 중전시장과 연결된 부스에 위치한 구정은의 TV 영상부스에 거미동의 ‘열우물길 벽화 보고서전’이 함께 위치하게 되었던 것이다. 전시구성에 있어 공간의 분할에 대한 준비가 디스플레이의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되어 있지 않았고 참여자와 운영자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해 문제점을 지니게 되었는데, 거미동의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이 전시의 공간 구성은 그대로 유지되었지만, 미안한 맘이 남아 있고, 이런 문제는 앞으로의 황해미술제가 전시공간에 대해 계획을 신중하게 준비하고 자유참가작의 특성에 적합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황해미술제는 자유참가자들의 작품이 실제 설치일이 되어야 목격되는 사정이 있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는 숙제로 남겨지게 되었다. 거리미술동의 ‘ 열울물길 프로젝트’는 빈민화 된 십정동의 열우물 길에 놓인 주거주택들의 외벽에 지역민의 정서를 위로하고 벽화작업의 공공성과 공동작업의 활동을 만들어온 작업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한 거리의 거의 모든 주택에 벽화를 제작하여 생활환경의 변화를 가져오게 한 작업으로 그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보고서전을 전시하였다.
다시 영상전으로 돌아와 살펴보면, 이번 영상전에 직접 참여신청을 한 한 작품은 ‘디지털 레인보우’다. 비 내리는 거리를 이미지를 네거티프로 반전시키고 편집을 통해 회화적 이미지와 움직임을 표현한 것과 배경음악과의 조화 구성한 강혁의 이 작품을 제외하곤 다른 영상들은 자유 참가작이 없이 전시준비과정에서의 만남을 통해 섭외된 작품들이어서 보편적인 자유참가의 영상전은 아니었다. 인천인권영화제는 인천의 삶의 현실 중 자본적 갈등을 겪는 현실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찾았고 황해미술제에 흥쾌히 갖고 있는 작품들을 상여하겠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인천’의 문제가 담긴 영상을 찾고 있는 입장이 만날 수 있는 인천이야기는 대우자동차 사태를 다룬 ‘일어서는 겨울’뿐이었다. 인천인권영화제는 지난 인천인권영화제에서 상영하였던 작품들을 상영하였다. 그 상영작들은 청소년이 겪는 억압된 삶과 희망의 이야기을 다룬 서울과 광주의 청소년들의 영상, 아동의 인권을 다룬 유네스코의 영상들이어서 정작 ‘인천’이 들어간 청소년과 아동, 그 밖의 지역현실을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표현한 작품을 찾거나 제작하기란 어려운 현실에 있다는 공동된 문제의식에 동감해야했다.
퍼포먼스 반지하의 부스는 여러 사람의 각기 다른 성격의 작업들이 산만하게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는데, 이 이유에 대해서는 퍼포먼스 반지하의 운영을 맞고 있는 본인의 개인적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해야 할 것 같다. 퍼포먼스 반지하는 다른 여러 활동에서도 자유참가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워크샵과 공공문화 활동의 동참을 통해 표현의 과정과 의미, 공공성을 찾는 것을 중심으로 하여 작업을 하여 오고 있는 1년 남짓 된 단체이다. 인천에 작업실이 있지만, 20여명의 구성원중 반은 서울이나 수원 등의 기타 지역의 사람들이고, 미술전시장 전시에 첫 참가하는 사람들과 예술가라고 삶을 부르지 않는 사람들의 작업도 함께 했다. 익숙하지 않은 점과 각기 삶의 여러 생존의 이유들로 인해 작업을 미술전시에 적합하게 준비하여 내지 못한 부족함을 지니고 있었지만 설치 날에서 다음날 새벽까지 전시장의 영상부스 설치를 도우며 각기 준비한 꿈꾸기의 작업을 설치하였다. 여기에는 영상도 상영되었는데, 이미 설치된 작품들에 조명이 쏘아 지고 있어 칸막이에 히미하게 보이던 영상이다. 이 작업은 반지하가 지난 5월 퍼포머스극 ‘하늘’이라는 작품을 위해 준비한 생활 속의 퍼포먼스를 촬영하고 구성한 영상이었다. 인천 바다의 섬과 인천지역의 풍경속에서 벌어지는 생활과 퍼포먼스의 기록이기도 하며 개인의 꿈꾸기가 행동과 표정 등으로 담겨져 있었다.
구정은의 영상은 학업과정과 개인적인 작업으로 제작된 단편영화를 6편정도를 한 테잎에 구성하여 상영하였는데, 알려지지 않은 영화들 속의 일상성과 실험성에 대해 사람들은 가장 흥미로운 반응이 보여졌던 인기의 부스였다.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은 대중적인 영화의 방식이었던 점과. 아마도 전시장 중간에 놓인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도록과 부대행사들의 구성이 지나간 이야기
전시장공간과 관련된 작품과 이야기들을 하였고 이제는 미술제 전체의 구성에서 필요했던 전시 이외의 부분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도록과 부대행사에 관한 이야기인데 여기에는 부분적으로 해석의 차이가 존재하였으며 전면적으로 이해되고 논의된 자리가 없었던 상황에서 비춰 살펴보고 생각해 볼 문제들을 갖고 있다.
우선 도록의 편집과정에서 있어서의 이야기다.
작가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미술제의 도록은 작품과 함께 작업의 과정과 감상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진 출판물이어야 한다. 이것은 작업들의 장르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참가자의 입장이 생활적 감상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메일과 우편을 통해 작업글과 이미지를 접수받았고, 공동작업이나 프로젝트 진행의 경우는 그 외의 다른 데이터들도 접수를 받았다.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작품으로 귀결되지 않고 과정의 이야기를 밝힐 필요가 있는 공동작업과 프로젝트들을 위해서 였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전시도록에 대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작가들이 있을 수 있어 몇 작가들의 작업글은 접수되지 않았으며 편집과정에서도 상대적으로 긴 과정과 전시 이면의 이야기를 도록에 실는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편집위원도 있었다. 결국, 빈민연합이 의뢰한 내용과 기획자가 선정한 열우물길 프로젝트의 보고서전은 논란 끝에 도록에 기록되었으나 반지하의 '디지털 인천하우스'와 문화연구소 시월의 이광준씨의 글 ‘공공미술, 공동체의 삶의 품으로’는 두 글에 모두 반지하가 언급되어 있어 스스로 기록을 포기하는 자기 검열을 하기도 했다.
토론회의 경우, 함께 공공미술의 시각을 다루는 ‘공존의 도시를 구성하기 위한 꿈꾸기- 이야기마당’의 개최에 대해 토론회의 전문적인 구성의 능력 부족 등을 들어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기획안에 담겨있고 이미 패널과 이야기 마당의 구성방식에 대한 구상과 섭외가 진행 중이었던 상황에서 기획자가 참가하지 못한 인천민미협의 5월 정기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에 잠시 놀랐으나 대표와 몇 회원들이 가능성을 인정을 통해 추진을 할 수 있었다.
정정엽 대표의 사회로 열린 ‘이야기마당’은 전시에 참여한 빈민연합의 박원주의장, 거미동의 이진우 대표, 반지하의 디지털 인천하우스를 설명한 본인과 공간문화센터 대표 최정한씨, 문화연구소 시월의 이광준씨 등이 참여 진행되었고, 이 자리에서 소개된 내용은 인천의 빈민주거지역의 상황과 그곳들에서 중심이 되어 진행중인 프로젝트들에 대한 소개와 인천이라는 지역이 지닌 생활과 문화가 잘 연결되지 않는 한계점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앞으로 지역적 활동에 대한 네트워크와 논의의 자리를 만들어 가야한다는 정도의 지적을 내놓으며 마무리되었다.. ‘이야기마당’이라고 이름 붙인 방식은 기존의 토론회의 정책적이고 언어적인 토론회를 지양하고 전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부담도 줄이면서 편안하게 자료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지역미술제에 필요한 장치로 주장해 왔던 행사였다. 물론 지역적 문제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가 따르지 못했지만 인천의 도시 빈민연합의 입장과 지역미술가들의 활동, 생태적 문화를 보는 시각, 지역민이면서도 지역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발표되어서 좋았다면 더 폭넓은 인천의 사람들이 충분한 시간동안 토론을 하여야 했던 자리에서 마음의 준비에 있어 넉넉함을 부족했던 것 같아 의견을 제시 중에 멈추게 되었던 민운기씨와 다른 분들께 미안함을 전한다. 또한 인천민미협 회원들의 동참이 저조했던 점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밖에 벼룩시장을 운영하려던 계획은 참여자들에게 적정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없는 상태에서 비상업적인 자세로 사람을 만나고 삶을 이야기하는 서울에서의 여행자를 기다린다는 인터넷 안내문의 내용처럼 기획자의 꿈꾸기가 너무 개입된 결과로 2개 팀만이 실제 운영되는 빈약함을 보였다. 이 행사의 의미는 길에서 자신들이 제작하거나 사용하던 물건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물건이 팔리거나 선물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는 거리공간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인천민미협 회원들은 자신의 물건을 선뜻 시장을 위해 가져왔고, 시민들 몇몇도 이 행사를 찾아오는 장면에서 보여진 기대에 비해 좋은 시장이 열리지 않아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도 기증 회원들과 참여하기 위해 여행을 왔던 분들, 찾아준 시민들께 미안함을 전하고 싶다.
다른 부대행사와 장치들은 연극과 퍼포먼스 공연으로 반자본적인 찾아가는 거리연극을 하는 예기플라타너스의 공연-‘포도밭을 지나가는 국도 곁에서’가 있었다. 리어카를 끌고 전국을 다니던 한 아저씨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재구성된 형태의 이미지극으로 영상과 마임이 있었고,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구성하여 세상을 조망하는 여행자, 선물을 전하는 인생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것이었다. 전시장 공간의 특별한 변화 없이 조명 정도를 활용하여 진행되었다. 이 극은 토요일 전시장을 찾아온 시민들과 몇 작가들이 함께 관람하였는데, 극 자체가 일반적으로 이해되지 쉽게 되지 않은 면도 있고 낯선 좋은 느낌으로 읽혀지기도 하였을 것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사회적 현실을 담아내며 관객동원이나 자본적 간섭을 거부하며 필요로 하는 어떤 공간에서든 극을 선물하는 의미를 지니는 예기플라타너스의 공연은 자본적 작업에 익숙한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홍오봉씨의 퍼포먼스 공연이 같은 날 있었다. 퍼포먼스 `뽕 먹는 놈들 새를 죽인다`의 제목으로 한 팔에 스카치 테잎을 감고 땀흘려 주사기를 붙이는 작업을 보여준 홍오봉씨는 언제나처럼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며 권력자들이 대중들에게 투입하려하는 의식의 왜곡과 일반 시민의 의식과 생활을 죽이고 있다고 고발했다.
▮전반적인 황해미술제의 진행 상황에서의 어려웠던 점과 인천민미협에 대한 아쉬움
전시의 준비과정에서 지역미술제가 지역의 축제이나 이야기의 마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획안이 제출된 지난해 12월 이후 전시주제에 선정에 대한 고민으로 4개월간이나 전시 준비의 시간을 흘려 보낸 상황에서 기획안이 담고있는 행사들이나 운영, 전시공간에 대해 준비하기에는 남은 기간이 너무 짧았다. 전시의 기획단이 꾸려졌지만 이 준비기간에 전시 기획안에 내용을 다시 토론하고 의도와 구체성을 함께 디자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토론과 조율의 모임의 자리라기보다는 준비할 사항을 빠르게 의결하고 구성해야하는 부담감을 지니게 되었었다. 공간의 구성이나 행사의 진행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왔고 인력을 배치하기도 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 인력이 확보나 대안적인 운영의 방법이 모색되기 어려운 환경에서 본전시와 영상전, 전시도록과 홍보, 부대행사들에 대한 사항들을 결정하게 되었다. 지역미술제가 축제의 성격을 띄기 위한 기획의 공유와 준비과정의 공유되지 않은 점은 미술제의 의미를 공유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을 예감하게 했다.
이번 황해미술제에 대해 인천민미협의 일부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언급되는 작품의 수준과 전시 구성의 느슨함, 디스플레이의 문제점 등에 대하는데 아쉬움이 드는 이유는 바로 준비과정에 동참하지 못하고 전반적으로 전시를 준비 의도의 입장을 이해하고 둘러본 회원들은 몇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전시를 함께 합의하고 함께 기획하여 오지 않은 결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미술제를 구성하는 요건이 그림을 걸어두는 것보다 심리적인 동참이 필요한데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때문에 전시의 각 장면들의 내용과 의미를 인지하고 있지 않은 입장에서 전시장의 구성과 일반화된 작품의 우수성, 전반적으로 짜임새를 우선으로 하여 ‘인천에서 꿈꾸기’ 평가하는 것이 좋은 의미일까. 지난해 황해미술지에 실린 이종구, 드라마고, 박신의 의 A4전에 평가에서 가장 중요시 다루어졌던 일상과 지역에 관한 고민이 발전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전시의 희망에 대해 이번 황해미술제는 많은 시도를 시작하였고, 결과적으로 많은 전시 작업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지만, 효과적으로 대화를 나눌 장치들이 잘 구동되지 않았거나 적극적으로 대화를 요구하는 등의 즐거운 장면이 없었던 점은 많이 아쉽다.
기획초안 ‘인천에서의 꿈결’이 구성의 구체성보다 주제가 모호하다는 주장에 의해 너무 오랜 시간 반대의견과 대안적 주제 없이 논의를 거듭했던 점이나, 전시 참가자수가 적었던 문제와 참여 작품의 수준이 높지 않았다는 의견은 전반적으로 인천민미협이 스스로 자기 점검에 나서야할 시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지역미술제의 기획은 지역적 고민이 축적되었을 때 적절한 주제로 부각시켜낼 수 있다. ‘인천청소년만화 공모전’이 경우처럼 인천에서 청소년들의 만화가 지니는 특징을 살펴볼 아무런 자료를 갖고 있지 않으면서 청소년 만화 공모전을 운영하여 올해는 1인이 전시 기획과 운영, 작품선정과 시상을 관장하게 되었고, 결국 지역 청소년들로부터 행사의 부실함과 작품선정 시상에 대한 공정성에 대한 비난이 있었음에도 운영자 1인이 침묵의 상태에 빠졌을 뿐 이를 중요하게 되새기는 일은 인천민미협 차원에서 없었다. 이 행사 이후 공동주관인 동구청소년 수련관에 새로 재직한 김하연씨는 낙선작들을 모아 수련관내 전시장에 공간을 구성하고 ‘청소년 만화공모전 낙선전’을 운영하였지만, 인천민미협은 이런 정보나 행위에 대해 소통할 통로도 없었으며 관심을 보이지도 않는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기획과 운영의 전문성이 문제가 아니며, 지역 작가 집단이 지역행사를 왜 운영하는가. 그리고 그 운영의 의미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시대와 장소든 문화와 예술은 사회의 현실을 들어내고 꿈꾸기을 표현하며 삶의 철학과 사고에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사회로부터 부여받아 창작되는 구조를 지닌다는 점에 대해 깊이 되짚어보아야 한다. 작가가 개인적인 감상과 요구만으로 창작에 임할 수는 없는 것이고, 지역미술제를 대하는 입장에도 작가들 사이의 내적인 소통만으로는 지역이 현실을 담아 낼 수 없을 것이다.
제 5회 황해미술제가 고민에 비해 형식적으로 정리되지 못한 점과 전시 준비에서 적정한 소통의 장치를 생산하지 못한 점은 인천민미협이 회원들과 기획자가 동시 반성하여 보아야 할 문제다. 지역작가가 지역적 삶의 환경에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해 미술제의 의미를 개인적으로 취향으로 본다던가 회화가 아닌 표현물 들인 영상, 설치, 공간구성, 동화적 표현이나 행위와 지역 프로그램 등 상이한 방식과 다양한 이야기 구조의 이질감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없는 모습은 공동의 축제와 마당에 어울리지 않는다.
황해미술제에 비판적 시각의 차이가 이대로 머물지 않고, 실제로 고민과 이해가 내재된 지평에서 다시 평가되길 기대해 본다. 그동안 더 많은 삶의 이야기를 공유하지 못하고 서로의 기대와 걱정 속에서 함께 미술제를 준비하고 참여해 주신 분들에게 아쉬움과 함께 감사함을 전하고자 한다. 황해미술제가 해를 거듭하며 더 좋은 삶의 장면들과 자유로운 표현들이 아름답게 모여 앉은 대화의 탁자가 되길 기대하며 누구에게나 삶을 이해하여주는 사람들이 주변 더욱 많아지는 인천이 되어 살아갈 힘을 얻고 삶의 의미를 얻어 가길 기원한다.
가을 바람이 분다. 이제 다시 좋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 고민해야 겠다.
2002년 9월 27일 아침 드라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