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집필 - 반지하활동에서 창작된 글들을 모았습니다.
지역민의 생활과 만나는 환경적 네트워크의 필요
인천]지역문화네트워크와 문화정책 심포지엄 토론원고
드라마고(퍼포먼스 반지하 공동대표, 언덕을 오르는 바닷길 운영회의 의장)
최근 ‘문화판’에서 이야기하는 최대 화두는 단연 ‘지역’이다. 그리고 한동안 이 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야기 되어온 것은 ‘네트워크’이다.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그러니까, 지방자치 3기 즈음을 맞이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지역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화두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 졌던 주제가 ‘경제’에 이어 ‘문화’라는 화두였다.
이를 반영하는 중앙과 지방의 제도적 협력은 특정지역에만 한정되었던 주민자치센터, 문화의 집, 문화원, 문화예술회관 등의 지역내 문화기반시설을 전국의 각 기초단체에 층위까지 설립하게 하여 그 수의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하였고, 이에 따른 지역에서 제도적인 문화담당인력의 증가와 문화프로그램 또한 증가하여 지역민에게 공급되는 과정을 지나왔다.
오늘의 심포지엄은 이 과정에서 형성된 제도적 지역문화활동의 새로운 관계망의 형성과 지역민에 이르는 다양한 사회적 층위에서 지역문화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할 것인가의 사례와 방향을 심도 있게 이야기하기 위한 자리라는 것에 중요한 의의가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과제를 두고 진중하고 성실한 분석이 담긴 발제문을 작성하고 발표하여 주신 발제자들의 성의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지역문화에 대한 논의는 오늘의 자리와 같이 앞으로도 매우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새롭게 만들어진 문화정책, 문화기반시설이나 담당인력, 프로그램의 수의 증가세를 비에, 정작 각각의 운영이 지역사회의 문화활성화와 지역민의 삶의 만족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지역문화의 형성과 변화가 하나의 공간시설과 하나의 프로그램에 기획과 실행이라는 활동을 통해서 견인되어지지 않는 것임에도 그동안 보아졌던 체감적인 지역문화란 전국적으로 유사한 문화시설과 문화행사, 문화교육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지역사회에 공급되고 경쟁하는 분위기로 비춰져 왔다.
실제로 주민자체센터, 문화의 집은 몇몇의 특성화된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어디에서는 피시방, 만화방, 교육실과 동아리실등의 공간구성에, 유사한 형식과 내용의 기자재와 인테리어, 컨덴츠와 활용방안을 지니고 있으며, 담당인력과 교육인력 또한, 지역사회 문화활동의 기초적 개념과 학습이 부재하여 지역의 문화정체성에 기반한 문화활동이 구성되어지지 않으면서, 행정적이고 형식화된 프로그램의 병렬적인 나열의 운영방식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어 문화원과 문화학교, 문예회관, 사회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에 이르는 다양한 층위의 문화, 복지시설의 설립과 변화에도 불구하고 해당지역이나 대상층의 문화정체성을 조사 확인하고 이를 존중하고 지원하는 문화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그 규모와 특성의 다름에도 이용대상자들의 삶의 문제를 시설이용에 관한 사항이 포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다루려 하거나, 예술표현을 중심으로한 문화예술교육이나, 공연과 행사의 관람의 비중이 가장 높은 향유와 소비적인 문화프로그램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역문화네트워크의 이해와 운영에 앞서 이와 같은 다원적인 지역문화가 기반시설과 활동의 증가가 지역의 문화정체성을 획득하여 가고 있다고 볼 수 있기보다는 과잉된 문화복지의 난립으로 느껴지는 이유를 살펴보았으면 한다. 한국사회의 역사가 각지역의 정체성을 중요시하여 오지 못한 과오가 너무 빠른 시간에 중앙정부의 다각화 되지 못한 문화정책과 지원에 의해 견인되어 지고 있다는 점과 지역에서는 그동안 스스로의 문화환경과 지역민의 생활문화와 문화적 요구를 확인하는데 소홀한 상황에서 수혜자의 수평적 대상화와 단절된 프로그램 활동의 내적 만족만을 중심으로 문화프로그램을 평가하고 타지역의 문화행사들과 경쟁하여 지역문화를 개발과 발전의 논리로 인식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문화의 실제는 지역민들의 생활문화에서 확인되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활문화에는 경제활동과 교육, 지역의 공간환경과 지역민간의 관계 등이 가장 중요한 문화영역이 될 것이고, 여기에서 경쟁보다는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서로의 표현과 소통을 근거로 스스로의 문화적 환경을 구성하고 변화시키는 자발적 문화활동의 구성이 있었을 때, 지역문화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획득하여 갈 것이고 가꾸어져 갈 것이다.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문화기반시설과 프로그램, 담당인력들이 지역민의 생활문화의 환경을 개선하고, 자발적인 문화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협력하여 가는 활동과 지역문화의 조사와 정보의 제공이 지역문화활동의 근간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각각의 활동층위에 문화적 범주와 역할의 수행의 목적이 분명하면서도 지역의 실제적인 공간이 문화적으로 구성되고, 지역민 상호간의 관계와 문화제도와의 관계가 문화적으로 구성될 수 있는 주제가 형성되어 간다면 지역문화네트워크와 문화정책이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현장적인 시각과 관계되어 가면서 그 활동 실제적 실행권한의 상당부분을 지역민과 지역문화활동가, 담당실무자들에게 이임하고 지원하는 상생적이고 공동체적인 문화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에서 제주에 이르는 각 지역이 지역의 환경을 인식하는 문화활동이 부재되고, 소비문화의 확장을 위해 기여하면서 사라져가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파편적이고 수평적이면서 과잉 공급되고 있는 문화, 복지서비스가 지역민의 삶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현재와 미래의 삶이 과연 이 사회에서 존중되고 함께 소통하고 관계 맺으며 다양한 문화의 만남과 교류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지역문화네트워크와 문화정책은 실로 공급과 소비, 경쟁과 배제의 틀에서 벗어나 지역현장에서 지역민과 지역문화를 만나고 각기 담당하거나 스스로 지니고 있는 문화정체성의 다양성상에서 협의하고 활동하는 그야말로 모두가 문화적인 태도의 연계와 활동의 운영이 이 심포지엄의 내용적 고민의 영역이 되길 기대한다.
2006년 6월 2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