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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현동의 골목은 똑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다. 막다른 길, 고리길, 쌍고리길, 이음길, 계단길, 갈고리길, 돌음길, 축대길, 가지길, 사다리길, ㄷ자길, 샛길, 능선길, 십자가길, 빨래길, 화분길, 평상길, 의자길…. 보고 겪은 사람 마음대로 이름 붙여도 좋겠다. 그렇게 하다 보면, 골목 이름 하나하나에 조금씩 관심이 싹트기 시작한다. 이곳에 살지 않아도 아끼는 마음이 생겨난다. 때로는 이 집이라면 한 번, 살고 싶은 집들도 눈에 띈다.
외국의 도시를 방문했을 때 계단이 많고 차도 다니기 어려운 동네에 대하여 우리는 불평하지 않는다. 그곳의 조화로운 경관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기 위해, 오히려 고생을 마다 않고 비용을 지불해 가며 여행을 하고 온다.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살아오며 만들어낸 것들의 가치를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흥미롭고 진솔한 삶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북아현동의 골목과 집들도 이들 동네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하나. 있던 것들을 잘 두면서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려고 했는지, 아니면 ‘살기 편한 단지’를 만들기 위해 있던 동네를 없애려 했는지, 이 단순한 차이 뿐이다. 언제나 그렇듯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