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걸쳐 했어야 할 워크샵을 하루만에 해야 하기에 갈 길이 멀고 바쁠 것만 같은데

선생님은 얌전히 앉아 있는 우리들 이름을 물으시고 뭐 하냐 물으시고 애가 몇이냐 물으시고 자꾸 우리한테 물으신다.

이래도 되나? 시간이 되나? 오늘 다 못 하면 어쩌시려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우실지도 모르는데...

그냥 나는 해주시는 대로 가만히 듣고 배우고 이야기 나누면 되는 것을, 선생님이 알아서 다 하실 것을

난 너무 내 생각이 많다. 특히나 하지 않아도 될 쓰잘데기 없는 걱정들...

우리 얘기를 물어주시니 재밌다. 희연님 닉네임도 작전동이라고 스피드하고 기억에 잘 남게 정해주시고(?) ...

배움도 일방적인 게 아니라는 걸 또 배운다. 누군가 묻고 누군가 대답하고 서로 눈을 마주치며 자기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진지하게 들어주기도 하면서 우리는 서로 배운다. 선생님이 우리에게 무얼 배우셨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치만 우리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많이 웃기도 하시고 고개도 끄덕이시고 계속 이야기를 하게 하신 걸 보면

뭔가 발견하신 게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할 뿐이고...

 

누군가를 만날 때 너무 온정적으로 또는 내 가치판단을 개입해서 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해피엔딩이나 화해나, 똑부러지는 결론 같은 걸 내려고 하지 말고 진실을 바라보기. 발견하기...

이런 내용들이 기억에 남는다.

나  또는 누군가의 생각을 보태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게 진실이 아닐까...

허풍도, 약은 생각도, 걱정도 많은, 반쯤 남을 의식한 헛바람 가득 든 마음을 내려놓고 참마음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함께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자꾸 진실과 진심이 같은 뜻 같다. 참마음...

내가 만나게 될 할머니들, 또는 어르신들의 삶 한 토막에, 어쩌면 조금 더 묵직할지도 모르는 이야기들에 담긴

진실들을 바라보고 글로, 그림으로 담는 활동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발견하게 해줄까....

함께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들의 선경험의 삶이, 앞으로 그러한 삶을 마주하게 될 조금 더 젊은 우리에게 어떤 마음으로

이어질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떠오른다. 작업 계획서에 있었던, 내 마음에 확 들어온 단어, 징검다리...

많은 이웃들이 함께 밟으며 걸어갈 수 있는 튼튼한 징검다리, 우리의 작업이 마음과 마음을 잇고, 이웃과 이웃을 만나게 하는

튼튼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들만의 작업, 잔치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지려면 우리는 어떤 이야기들을 담아야 할까...

징검다리 놓는 우리의 작업이 부실공사가 되지 않게 한 걸음 한 걸음 한 땀 한 땀 다리를 잘 놓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