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마다 햇빛발전소가 있는 인천
  
< 박병상의 풀꽃세상>



남동구의 수산정수장에 전국 정수장 최대 태양광발전시스템이 설치될 예정이라는 뉴스가 인천의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다. 1.6메가와트 급 태양광발전시스템으로 김해 명동정수장의 1.5메가와트보다 많다는 거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업체는 올해 말까지 110억 원을 들여 수산정수장의 여과지와 정수탱크 옥상 2만7천 제곱미터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설치해 500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력을 생산, 연간 11억 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임대기간 15년 동안 해마다 4천500만 원의 임대수입을 올리고 이후 기부채납 받으면 해마다 1억8천만 원의 전기 요금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벌어들이는 돈보다 해마다 1만7천580배럴에 달하는 원유 대체효과와 이산화탄소 배출 1천316톤을 줄이는 효과에 가치를 두어야 할 것 같다. 돈벌이가 신통치 않을 경우 중도 포기할 것이 공연히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를 의식했을까. 상수도사업본부는 내년까지 6곳을 더 추가할 것을 천명했는데 이제 인천시도 본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용하는 도시의 대열에 동참하려는 것일까.


태양을 비롯해 바람과 지열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려 노력하는 시민단체는 태양광발전시스템이라는 용어대신 ‘햇빛발전’이라는 쉬운 말을 쓴다. 그래야 시민들이 얼른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태양광발전시스템이 설치된 지붕은 ‘햇빛발전소’라고 이야기해도 좋을 것이다. 남동구 수산정수장의 햇빛발전소는 전국 최대를 자랑하지만 햇빛발전은 집중된 규모보다 분산된 시설의 수와 전력의 합이 중요하다.


화력발전소나 핵발전소처럼 소비처와 먼 곳에서 집중 공급하는 발전소는 고도로 관리되는 만큼 사고의 위험성은 적겠지만 만일의 사고로 인한 피해범위는 넓고 깊을 수밖에 없다. 발전사업자 사이의 경쟁은 운영을 폐쇄적으로 만들고, 과다한 이윤창출을 위한 무리한 운전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반면 소비자가 직접 자신의 집이나 건물 지붕에 설치하는 햇빛발전소는 송전거리가 짧은 만큼 효율적일 뿐 아니라 깨끗하고 무엇보다 분산적이라는 장점을 가진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한 정전으로 도시에 불이 순식간 꺼지고 산업이 갑자기 마비될 염려는 그만큼 낮다. 사방에서 완충되기 때문이다.


아직 햇빛발전의 전기 생산단가는 화력이나 핵보다 높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비용을 고려하고, 안전한 처리방법을 찾을 수 없는 치명적인 핵폐기물을 생각한다면 햇빛발전이 훨씬 저렴하다고 생태경제학자는 주장한다. 그를 반영해 햇빛발전이 활성화되어 있는 독일이나 덴마크는 민간이 생산한 전기를 정부에서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면서 민간 차원의 기술혁신과 보급을 적극 장려한다. 그 나라가 차지하는 햇빛발전의 국제 영향력과 시장장악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이유의 설명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2013년까지 에너지사용량의 7.5퍼센트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임을 작년 말에 밝혔다. 모처럼 뿌듯했지만, 사업비 1천450억 원을 투자해 확보할 7.5퍼센트는 지구온난화 추세를 막기에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다. 문제는 2조1천억 원을 들일 예정이라는 조력발전이다. 조력발전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온실가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가하는 갯벌을 크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환경에 반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점이 걱정이다. 또한 햇빛발전에 비해 건설비용은 높은데 얻는 전기량은 매우 빈약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자원의 확보에 앞서 “부분별 에너지절약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감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인천시 에너지관리팀장의 발언에 주목하면서, 나아가 크고 작은 관공서를 비롯해 지붕이 넓은 교회나 체육관과 학교, 그리고 현재 60여 군데에 불과한 가정집의 지붕 곳곳에서 햇빛발전소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여름철 도시열섬화를 부추기는 주차장도 햇빛발전소로 거듭나기를 희망하며 막연한 녹색성장이 아니라 생존의 차원에서 햇빛발전이 절박하다는 걸, 새삼 지적하고자 한다.










* 필자 박병상 님은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으로 계시며 평소 '우리는 자연의 일부'라는 소신으로 생활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