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뉴타운 대안은 마을 만들기?

이미지

서울시 뉴타운 재개발 예정 지역들이 시끌시끌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존 뉴타운, 재개발 예정지 1300곳 가운데 610곳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해서인데요, 만약 이곳들이 뉴타운 지역에서 해제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서울시는 그 대안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을 제시했습니다.

서울시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에 시범사업을 벌이던 북가좌동, 연남동 등 7곳 뿐 아니라 추가로 해제되는 15곳을 이 '마을만들기'로 조성한다는 겁니다. 22곳에 모두 55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관련 교육과 홍보에도 4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인데요, 그런데 정작 이 '마을만들기'가 무엇인지 개념이 모호하더군요. 그래서 마을만들기가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마을만들기가 뉴타운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개발 방식에 있습니다.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고층아파트를 짓는 뉴타운과 달리 마을만들기는 노후된 주택을 일부 보수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보수 예산은 지자체가 저리에 융자해주고 마을회관이나 도로 정비 같은 기반시설 개발은 시 예산을 들인다는 것이죠. 이러다보니 비용이 적게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모조리 철거하고 새로 건물을 짓는 뉴타운 방식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마을만들기는 최소한의 비용만 들이면 되는 것이죠.

                  

또 뉴타운은 개발 뒤 그만큼 땅값이나 집값도 올라 기존 원주민들이 원래 살던 곳에 재정착하려면 상당한 비용을 감수해야 했던 반면, 마을만들기는 그렇지 않아, 원주민 재정착율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사실 뉴타운은 원주민이 밀려나고 외지인들의 투기가 넘쳐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런 폐해를 마을만들기가 일부 해소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마을만들기는 주민들의 자치를 중시합니다. 주민들 스스로 재개발 계획과 마을 보수 계획을 짜서 입안 단계부터 참여한다는 건데요, 건물은 몇 층 이하로 할 건지, 동네 담장은 몇 미터로 할 건지, 마을 자치 운영은 어떻게 할 건지,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서 스스로 결정하고 시나 구로부터는 지원을 받는 형식입니다.

그렇다면 이 마을만들기는 서울시 계획대로 장밋빛 전망만 갖고 있는 걸까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마을만들기는 만병통치약이 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좁은 지역에 많은 세대주들이 있는 낙후 지역의 경우 마을만들기 사업은 적합하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기본적으로 고층 건물 재개발을 지양하는데, 좁은 곳에 세대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경우 건물 높이를 올리지 않으면 보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층 건물로 높여야 제대로 시설 보수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일부 주민들의 의견입니다.

                  

마을만들기는 또 주민 자치의 특성상 주민들 뜻을 하나로 모아야하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는 상황에 "우리 동네는 건물을 2층 이하로만 개발하자", "공동 작업장을 만들어 함께 이용하자" 등의 안건이 나왔을 경우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결정적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은 개발 차익을 포기해야하는 맹점이 있습니다. 집값, 땅값 상승을 막아 원주민 재정착률을 높이자는 취지에 동전의 양면처럼 따라온 부산물이죠. 투자 목적의 외지인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차익을 기대하는 원주민들도 반대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이 '마을만들기' 사업의 성공 여부에 회의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죠.

여러가지 맹점에도 불구하고 일단 '마을만들기' 사업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을만들기가 올해 서울시의 역점 사업인데다, 뉴타운의 대안으로 제시됐기 때문입니다.

과연 서울시는 원주민들의 이탈을 막으면서 노후된 지역을 제대로 보수할 수 있을까요? 성공적인 뉴타운 출구전략이 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최종편집 : 2012-02-11 1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