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엄마가 만드는 마을동화 2'가 나왔다. 작년보다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아진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 여전히 실수는 있어 마음 아프기도 하지만...

인터뷰 때나 도색 작업 할 때나 항상 아이 집에 올 시간이라며 일찍 돌아와야 해서 끝까지 마무리를 해내지 못 한 찝찝함과 미안함을 오늘도 떨쳐버리지 못하고 마실 돌며 동화책과 집들 작업한 사진 드리는 일을 함께하지 못하고 왔다.

대신 실천활동 기록하는 일이라도 얼른 해야지 싶다.

 

아직 '엄마가 만드는 마을동화 2'가 나오기 전인 12월 2일, 아이들 학교 도서관에서 봉사를 하는 엄마들이 매주 화요일마다 했던 '엄마품 책읽기' 활동 시간에 작년 '엄마가 만드는 마을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엄마들이 읽어주는 동화 들으러 오는 아이들이 거의 초등학교 1,2학년 저학년들이다 보니 긴 글보다는 짧은 글, 아이들이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좋을 거 같아서 여러 편의 동화글 중에서 은화님이 쓰신 '여덟 살이잖아'를 읽어주었다.

출판 기념회 때 했던 것처럼 은화님이랑 아들인 예준이가 같이 읽은 것처럼, 내가 은화님을 맡고 상협이를 예준이 역을 맡길까 생각했는데 점심 시간과 겹쳐서 혹시나 밥을 늦게 먹어 늦게 올까봐 그냥 내가 몽땅 다 읽기로 했다.

역시나 1학년들이 제일 많고 띄엄띄엄 고학년 아이들도 멀찍이서 구경하고 서 있다.

"아줌마가, 아줌마랑 아줌마 친구들이랑 같이 만든 동화책이야. 아줌마 친구 중에 은화 아줌마가 아들 예준이가  학교 들어가면서 이것저것 걱정도 많아지고 겁나는 것도 많아진 아들을 위해서 쓴 거야. 제목 여덟 살이잖아."

나도 여덟 살인데 하는 소리가 여기 저기 들린다. 아주 작게. 시작 반응 좋았어.

...... 역시 오래 가지 않는구나. 관심을 오래 끌지는 못 했다. 책으로 보여주지 않고 빔으로 쏴서 보여줬다면 더 관심있어 하지 않았을까. 작은 책을 여러 아이들이 집중해서 보게 하기에는 좀 역부족이었던 거 같다. 그래도 읽어주는 소리에는 별 반응 없는 아이들이 자기들 속도대로 그림을 보면서 그림은 유심히 보는 거 같다. 아, 역시 아이들에게는 글도 중요하지만 그림이 훨씬 더 중요하구나 싶다.  

한 아이 한 아이에게 그림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었으면 좋았겠는데 주어진 시간이 짧아 그러지 못해 아쉽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아이들도 이런 고민 해 본 적 있는지, 학교 다니면서 이런 걱정 해본 적 있는지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는데...

"이야기 끝." 했더니 "벌써 끝이예요?" 하는 아이들이 있어서 참 기뻤다. 사탕 받으려고 급히 일어나는 아이들은 들어줘서 고맙다는 내 인사는 들은 척도 안 하고 우루루 나가버린다.

끝나고 관심 있어 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수빈이랑 수빈이 친구들. 자기 얘기나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동화책을 펴서 여기가 우리 아파트고 이 그림이 나고 이 그림이 누구고 하면서 그림책을 후루룩 넘겨 본다. 신기해한다. 자기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어 나온 책을 ... 역시 자기나 자기가 아는 사람이  나온다는 사실은 책에 대한 관심을 끌기에 괜찮은 것 같다. 특별한 남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닥 유명하지도 똑똑하지도 별 재주도 없는 나나, 내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는 특별한 친근감을 주는 거 같다. 이미 책에 나온 친구들은 특별하게 보여지기도 하는 거 같다. 책들이 더 많이 팔렸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는 아쉬움 살짝...

도서관 봉사하는 엄마들도 무척 부러워하면서 관심있어 했다. 어떻게 하게 된 건지, 그런 모임은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그냥 엄마들이 모임만 하다가 책까지 만들게 되었는지 ... 다들 기회만 된다면 해보고 싶어했다. "이 일이 잠깐 만나서 된 건 아니네요. 그렇겠죠. 그렇게 꾸준히 모인 것만으로도 참 대단해요." 도서관 회장님은 우리 사서 엄마들도 이런 활동을 했으면 하신다. 그리 많은 사람이 필요하진 않은 거 같다고,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 서로 뜻을 같이 하는 두 사람만 있어도 무언가 시작은 될 거 같다고. 책 읽어주는 것 말고도 우리 도서관에 맞는 활동을 해봤으면 좋겠다신다. 올해 처음 시작한 '엄마품 책읽기'가 좋은 시작이 되어줬으면 좋겠다.

 

'엄마가 만드는 마을동화2'에서는 다정한 노부부를 보면서 그렇지 못한 내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들었던 안타까움과 속상함과 서운함이 바탕이 된 거 같다. 이 동화로는 엄마 아빠와의 좋았던 추억 떠올리기나 내 어릴 적 이야기를 부모님에게 들어보면서 내가 애써 외면하고 지내왔을지도 모를 부모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들어보고 기록해 보는 일을 해보고 싶다. 물론 여전히 거리가 가깝지 않아서 할 수 있을지 지레 포기해 버릴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꼭 해보았으면 싶다. 언젠가부터 좋지 않은 기억들만 생생히 새기고 있는 것도 안타깝고... 부모님에게 품어진 서운함이나 원망은 부모님이 조금씩 변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돌아서지질 않는다. 왜일까... 그런 물음부터 내게 필요한 실천 활동이 될 거 같다. 조금씩 부모님을 바라보기, 내 판단이나 고집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