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정석
작성일 : 2011. 1. 7.

부원여중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마을을 방문했다.

괭이부리말아이들을 읽고 토론하고, '재개발/보존'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만성동 대신에 금창동에 오시기로 하셨다고 한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까?

전 날 마고는 하나씩의 질문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고 제안하였다.

 

이곳 금창동과 반지하에 있다보면

참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궁금함이나 호기심을 가지고 찾아온다.

답을 가지고 오는 사람, 답을 비교하려는 사람, 마을이 예뻐서 오는 사람, 이곳에서 뭔가 신기한 걸 찾을 것만 같은 기분으로 오는 사람, 지나가다 들르는 사람, 이끌려 오는 사람...

 

어쨌든 고민의 주제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의 경우라면,

이야기는 조금 수월하다. 우리도 나름대로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

 

마을에 대한 이야기, 이 동네에 대한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전에는 이렇게 찾아오는 이들에게 뭔가 자랑(?)을 해야 듯한 기분 때문에 썩 내키질 않았던게 사실이다.

자꾸 오고, 이야기를 전해줄 수 밖에 없으니, 자랑질이 아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작업 자체를 소개하기 보다, 내가 아는 마을의 이야기, 더해서 내가 아는 사는 분들의 이야기를 조심스럽더라도 해 주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동네를 오가다가 주민분들을 만나면, ... 어색한 인사를 드리곤 했고... 이제서야 평소처럼 인사도 드리고, 이 분들이 왜 이 마을에 오셨는지 말씀도 드리게 된다.

 

마을을 돌아보는 길은 이제 어느 정도 고정되어서 (시간 부족이 젤 큰 이유..) 새로운 느낌을 잘 받게 되지는 않는다.

반 쯤은 철로변 창영동(우각길)을 걷고, 반 쯤은 여선교사부터 창영초 길을 걷는다. 오늘도..

마치면서..., 아이들에게 '오래된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또는 '오래도록 함께 사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질문을 해 보았다.

곧장 답을 듣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나도 분명한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오늘 돌아보며 보면서 문득 궁금해 진 것이다.

 

역사니.. 문화니.. 오래 되었느니.. 지켜야 하느니.. 이런 말들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오래된 건물로, 오래된 역사로, 예쁜 벽화로, 역사문화 마을로 유명해져 버린(?) 이곳에서,

오래된.. 이라는 말은 뭐가 오래된 건지, 그래서 뭐가 의미있는 건지..를 천천히 들여다 보기는 어쩌면 힘든 일인지도 모르겠다.

 

나와 작은 사회.

내가 작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고,

작은 사회속에 내가 있고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나도 뭔가 하고, 너도 뭔가 하고 있고

자은 세상은 변해가고...

이런 이야기를 하고싶은데..

 

아이들과 함께 보려는 노력이 지나고 보면 조금은 아쉽다..

아이들이 커가고, 나도 커가고, 또 만나겠지?

소한(小寒)이라더니, 제법 춥다. 모두들 반가웠습니다.

카테고리 :
활동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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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1.01.07
15:51:24 (*.140.21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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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9]반지하

2011.01.07
23:26:37
(*.231.27.111)
profile

간혹 오시는 분들과 마을을 돌때 일에 치여 마을을 돌아보지 못하다가 나도 짬을 내어 돌아보는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손님들은 마을사람들이 아니지만 오가며 만나는 마을분들과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았고, 사람들이 마을구경왔다고 이야기해드리면 마을분들도 인사해주셨던것 같습니다.

저는 이 마을에 이런것들이 참좋다고, 혹은 여기는 어떤것이 있고, 보이는 것들속에서 발견되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기분이 좋았던것같아요. 밖을 돌아다니는 것이 그냥 즐거웠던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셨던 분들이 즐거워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좋은점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아쉬운점도 이야기하고 자랑할것도 이야기하면서 그냥 있는 그대로를 나누는 것이 좋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이 곳에 있다는 것이고,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마을을 돌고 있는 그 시간에 그곳에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함께 바라보고, 발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현재 있는 그곳이 아닌 다른 것들에 집중하고 있고, 함께 있어도 다른 생각속에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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