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지경
작성일 : 2012년 식목일

새벽.. 잠이 오지 않는다.

지난번 짐을 치우러 첫번째 짐싸기 전날에도 잠이 오질 않고 이상스레 눈물이 나더니

오늘도 뒤척이는 송연이를 재우다가 잠이 다 깨버렸다..

일기나 쓸까 하고 일어났다가

반지하에도 좀더 마음의 이야기를 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글을 쓰려고 앉았다가 지난 글이 임시저장되어 있는 것을 다시 읽고는

다시 마음이 착잡해진다..

그리고 그것들이 지금의 우리의 이사와도 아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2004년 아이들 축제를 만들며

2005년 아이들 교육공간을 운영하며

2007년 마을환경작업을 시작하며

시작되었던 창영동에서의 일들이 어느새 2008년..2009년..

그리고 2012년이라는 시간이 되어서 다가오는 것이 참 낯설고 믿겨지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사실은 기억나지도 않고

하나하나의 좋은 사건들과 좋은 사람들, 소소한 감동들을 기억하고 있지만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결국은 함께 있었던 것이 아니었었던 안좋은 기억들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지역적으로는 공생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에는 주민들보다는 각자의 자기세계에 갇혀있는 단체들의 이기심도

더이상 보거나, 만나거나, 관계되고 싶지 않아졌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고립되어 있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참 자유로왔다.

어떻게 보면 통유리에 갇혀, 그곳의 월세를 내느라 , 그곳을 문을 닫지 못해 전전긍긍했을지 모르지만

우리맘대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었고, 안좋은 날에는 차양을 내리고 우리끼리 맛있는 것을 해먹으며 우울을 달랠수 있었고,

문을 열면 아무 사심없이 다가오는 아이들과 엄마들, 주민들이 있어서 행복했었다.

하루는 참으로 이러한 생활이 꿈만같다.. 생각하다가도

스트레스를 주는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상황들과 맞닥뜨리다 보면 정말 모두 문닫고 그만두자 했었다.

 

하지만 이제 이 모든 시간들도 이제는 마무리해야 한다..

이미 집의 이사와 정리, 조합사무실이 들어갈 한옥집의 공사로 창영동에서 문을 열지 못한지 한달이 지나서

참으로 이상하게도 낯설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동안 의 시간들속에서 만났던 어르신들과 주민분들께는 인사를 잘 드려야겠다.

 

아주 먼것은 아니니까.. 길건너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니까

마음이 있다면 관계는 지속되는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진다..

 

그래도 하루하루 사람들이 와서 한옥집의 공사에 한손한손 보태고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들이 있어 마음이 다시 회복되고

또 다시 꿈을 꾸고.. 좋은 사람들이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마을을 만들어갈 수 있게..

또다른 새로운 시작을 하는 지금의 이 시기가

아직은 익숙치 않지만, 내일이면 더 실감이 날거고,

또 여기저기 손때 묻히다 보면 더 많이 현실로 다가오겠지..

 

난 어쨌거나 적응은 잘 하는 편이지만

사실은 적응의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리는 편이고

적응을 일단 하면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지금은 변화가 필요하고, 변화의 시간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지금의 변화는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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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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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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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6]보리

2012.04.10
17:55:10
(*.230.252.194)

바쁘구나. 이사는 잘 했구? 혹시 아직도 짐 정리 중? ㅎ 몸이 멀리 있어 못 도와줘서 미안.

나는 바쁘지 않게 살려고 한다. 시골서 살면서 바쁘게 살면 안 되지. ㅎㅎ

이제 날이 풀려 지천에 먹을거리니 마음이 좀 넉넉해지는 것 같다.

내 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함 놀러갈께.

무리하지 말고 몸 잘 챙겨라. 이쁜 송연이 동생 낳아야지. ㅎㅎ  

지경

2012.04.16
09:59:14
(*.140.210.11)

봄나물 많이 먹고 봄처녀 되어 오세요~ ㅎㅎ 운전조심하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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