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드라마고
작성일 : 2012년 7월 6일
 

나는 걷는다. 나는 무엇을 본다. 무슨 소리를 듣는다.

나는 누구와 인사한다. 바람이 나의 피부를 밀고 간다.

나는 문득 어떤 생각에 빠져든다.

나는 물 컵을 찾고 있다.

나는 물을 찾고 있다.

나는 물을 마시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물에 대해 한없는 질문이 떠오르려는 것을 지운다.

나는 누구에게 물을 마실 것인지를 묻는다.

비가 온다. 물이 온다. 물이 흐른다. 사라진다. 그런데, 다음의 물이 계속 따라오고 간다.

나는 눈을 감는다. 나는 눈을 뜬다.

사물들이 눈을 통과한다.

그리고, 그것은 기억되거나 지워진다.

나는 무엇이 기억되고 지워질 것인지를 결정한 바 없다.

아니, 선택하였다.

나는 다시 걷는다. 앉는다. 글을 읽는다. 글을 쓴다. 다른 사람들도 글을 본다 쓴다

나는 글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나는 글을 쓰며 생각을 동원하였다.

시간은 나를 배고프게 한다. 밥을 먹고 싶다. 밥상을 차려야 하는데...

생각은 나를 무엇인가 먹게 하고 움직이게 하고 말하게 하고 쓰게 한다.

시간은 생각은 밥은 내가 아니다.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다.

시간은 밥을 만들기 위해 흐르지 않고,

생각은 밥을 만들기 위해 나의 몸을 동원한다. 때론 ‘밥주소

나는 어떤 나를 만들어 놓을 수 없다. 나는 나만을 동원할 수 있다.

나는 사랑하고 그리워할 수 있다. 사랑과 행복을 위해 나는 나만을 동원할 수 있다.

내가 다른 내가 될 수 있는 것은 나의 일부를 숨기고 설정한 다른 모습으로 세상속에서 연극하거나 어떤 기관의 자리의 명함에 이름을 새겨두거나, 그런 타인들이 나를 다른 나로 착각하거나, 나의 아이이거나 내가 사라지는 것이다.

카테고리 :
시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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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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