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드라마고
작성일 : 2013 5 5 7:48

나의 집의 현관은

나의 키만한 한칸짜리 철문이다.

 

철문을 당기고 텅

 

슥슥

 

삐곡 딸콕 통

 

브르릉

 

내가 일하는 집의 현관은

두칸짜리 오래된 나무문이다.

 

돌깍 끼이익

딸랑 턱

 

 

마당에서 마루로 오르는 곳에

누군가의 신발이 없는 지 거울로 본다.

 

난 도망쳐 왔다.

 

드 드르륵 덩덩

 

삐곡

 

먼지가 없다.

누군가 치우고 닦아 놓아나 본데

그 행위를 보여주지 않았다.

 

며칠 후

책상 쌓인 종이위에 놓인 주황분홍 보자기를 발견했다.

 

소옥 소옥

 

 

펼치면 100짜리

생활한복이 고개를 숨기고 잘 접혀있다.

누렁한지 같은 상의에 어느 식물의 잎으로 몇번이고 물들였을 곤색 하의를

다시 뒤져봐도

 

종이 한장 잉크 한 줄 없다.

 

이걸 어쩌나.

 

도망친 자에게 놓여진

수의 한벌

 

고맙고도 미안하고도

수줍고도 부담스럽고

 

여기 앉은 작업복차림이거나

여기 저기서 가져온 옷들을 합체하여 외출하는 요즘에

아직 입지 않은 조화로운 내옷이라는 생각에

몸살이 날 것 같다.

 

어떤 비범한 마음과 행위가 작동된

결과의 현장에

덜컹

와버렸다.

 

다시 이곳을 도망칠 때

그 보자기

꼬옥 쥐고

 

평소처럼 문을 닫고

아는 사람 없는 길로 집으로 가야겠다.

 

 

 

 

 

 

카테고리 :
시창작
조회 수 :
953
등록일 :
2013.05.05
19:48:39 (*.233.16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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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애들엄마

2013.06.13
17:48:43
(*.56.79.49)

마고... 몇 편 시들을 봤는데요... 참... 많은 생각들을 하시는구나, 참 복잡하시겠구나, 근데도 참 잘 버티시는구나...

저도 참 생각이, 마고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네요 ....

이 시가 그래도 제가 제일 편히 읽히네요... 제게도 익숙한 장면이 있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구...

해야 할 일들이 참 많으시죠... 어쩌죠 다 혼자 짊어지셔서...

그냥 참 무겁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좀 나눠서 짊어져드리지 못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

마고가 농담하면서 좀 가벼워지실 때... 그때 감정이나 생각들을

시로 옮겨보셔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마고  열심히 글을 올리고 계신데... 제가 찾고 눈팅하고 글 남기고 하는 곳이 정해져 있다보니...

댓글도 처음 다는 거 같네요...

계속 수고하세요... 하는 인사가.... 좋은 의미인가요 아니면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말인가요 ㅋㅋㅋㅋ

저는 계속 응원합니다~~ 하는 마음인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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