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드라마고
작성일 : 2013 8 27

사랑하는 이와 함께 공간을 지배한다는 것은

몸으로 그 공간을 부비고 누비고 비비는 것이다.

그 전의 몸의 기억들이 무뎌 질 정도로

아침부터 잠들기까지 쉬지 말고

 

그리고 꿈에서 먼저 떠나버린 그를 떠올리며

흥건히 젖어버린 머리속의 절망

 

다시 일어나 낯선 옆의 그와 위로의 몸을 섞어라

지난  기억이 옆에서 서성이다

기다리고 아쉬워하고 지겨워하여 떠날 때까지

 

아 그리고 나서 던져진 붉은 몸에

창으로 불어오는 가을의 시원한 바람 한주먹

 

서둘러 가을 옷을 입고 따라나서

지난 겨울을 지나가는 그를 만나

제발 나에게 나쁜 기억을 남기지 말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그곳에 있어달라고 말하고

그의 손을 잡고 포옹하고 입맞추고

다시 그와 한밤을 보내고 나니

 

지난 시간이란

이미 죽어 굳어버려 깨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리본처럼 두 개의 사랑을 묶었던 어제를

억지로 잡아당기면 풀리겠지만

주름진 끈은 다음 날이 되면  다시 묶이지 않고 굳어 버린다. 

 

차라리 리본이었다면 어엿쁘지 않았을까

 

산을 오르고

세상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고

책을 섞어보고

영화 수십편을 연달아 보며

 

촛불을 켜두고 자신의 그림자와 술을 마시며

주황색 고독과 대화하는 기억도 만든다.

 

백성없는 왕국의 제사날

주인없는 머슴의 자유로운 춤

그러다 만난 버려진 사랑의 두근거림 

 

여보시요.

어쩌겠소.

그런 것은 지금도 있고

언제나 지나쳐 가는 것

 

 

 

 

 

카테고리 :
시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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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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